지난 글에서는 커피가 치아를 변색시키는 정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메리카노의 경우 치아 착색 치수가 낮았지만, 다른 음식과는 다르게 누적 섭취 시에는 변색 정도가 매우 심해지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꼭 커피를 마신 후에는 물이나 가글로 잘 헹궈주거나 양치를 잘 해주어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럼 커피는 치아나 잇몸에 무조건 안 좋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커피 자체만을 놓고 보면 치아에 좋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왜 좋은지 알아보겠습니다.
충치 예방제인 커피
“Species, roasting degree and decaffeination influence the antibacterial activity of coffee against Streptococcus mutans“ 논문에서는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커피를 추출 방식에 따라 4가지 종류로 나눠서 충치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커피는 기본적으로 충치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연하게 추출하거나 일반적으로 추출한 경우가, 진하게 혹은 디카페인으로 추출한 경우보다 더 충치균을 잘 저해하였습니다. 즉 박테리아의 콜로니 형성 정도와 커피의 추출 정도 사이에는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디카페인의 경우 카페인과 다른 커피 성분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에 충치균의 성장을 덜 저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아프리카 기원의 Coffea canephora의 경우, 플라그 형성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커피-충치 상관관계
J Conserv Dent. 2009 Jan-Mar;12(1): 17-21에 실린 “Can coffee prevent caries?” 논문에서는 무려 1000명을 대상으로 커피와 충치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습니다. 결론은 앞서 이야기한 것과 동일합니다. 커피는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단, 설탕과 시럽 등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아메리카노에만 해당됩니다.
논문에서 조사한 대상은 평균 35년 동안, 하루 3잔 정도의 커피를 마셨으며, 이들의 DMF 지수(충치 경험률 지수)와 커피 섭취를 조사했습니다. 블랙커피(아메리카노)의 경우 DMF 지수는 2.9, 커피와 우유를 함께 마시는 경우는 3.4, 감미료와 우유를 커피와 함께 마신 경우는 5.5였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지 않는 대조군은 4.0을 나타내었습니다. 이를 통해 아메리카노의 경우에는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커피는 어떻게 충치를 막을까?
ⓐ 커피 속 폴리페놀 성분
논문에 따르면 커피 속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있습니다. 이 성분이 알파-헤몰리틱 스트렙토콕사이를 막는 역할을 하여 충치균인 스트렙토코커스 뮤탄스균(S.mutants)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커피 속 트리고넬린 성분
폴리페놀에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카페인, 트리고넬린 등 여러 성분이 있습니다. 트리고넬린의 경우 타액으로 코팅된 수산화인회석에 스트렙토코커스 뮤탄스균(S.mutants)가 흡착하는 것을 방해합니다.(=침으로 뒤덮인 치아에 충치균이 달라붙는 것을 막습니다)
아메리카노를 즐기시는 경우, 충치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덜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믹스커피와 같은 감미료가 첨가되는 경우 훨씬 충치가 잘 생기니 꼭 주의해 주세요. 또한 치아 착색 예방을 위해서는 마신 후 물이나 가글로 충분히 헹궈주시고, 양치를 해주시면 좋습니다.